1.

제약 업계 사람들 중에서는 이름을 모르는 사람이 없는 유명 약제사. 양약뿐만 아니라 식물 등 천연물을 이용한 약제법으로도 활동 영역을 넓히고 있다. 화학 및 생물학, 약학에 대한 방대한 지식을 바탕으로 직접 제약 산업의 한복판에서 연구에 참여하고 있으며 최근 부작용이 없는 탈모방지약이 4상 임상시험을 통과해 곧 판매될 예정이다.(4상까지 통과하는데 보통 5~6년에서 10년가량 걸리지만 놀랍게도 3년만에 통과되었다) 그녀의 집안은 그리 유복하진 않았으나 이제 부자가 되는 것은 시간문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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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집이 가난했던 이유는 부모가 대책없이 아이를 많이 나은 것이 가장 컸다. 위로 오빠 둘에 언니 하나, 아래에 동생 다섯이 있는 스니리쿠는 대화 주제로 가족 이야기가 나오면 목소리에 짜증이 섞이곤 한다. 형제자매 중 누군가가 스니리쿠에게 큰 해를 끼치거나 실수한 것은 아니지만 본가의 인구밀도를 떠올리는 것만으로도 구역질이 날 것 같다고.다만 자기 가족들이 지금 어디에서 일하거나 학교를 다니는지, 무엇을 좋아하는지, 앓고 있는 지병은 무엇인지, 생일은 언제인지 빠삭하게 꿰고 있어서 정말 순수하게 사람이 북적이는 걸 싫어했던게 아닌가 생각해봄직하다. 가족에 대한 불만 아닌 불만은 그녀가 종종 말하곤 하기에 스니리쿠와 종종 대화해봤다면 그녀가 어린시절을 대가족과 함께 지냈음을 어렵지 않게 알게 된다.

 

3.

자기 재능에 대한 자부심이 어마어마하다. (다른 초고교급 학생들의 재능이 자기보다 아래라고 생각하는 것은 아니다) 때문에 자신이 만든 약이 사회에 항상 좋은 영향만 끼칠거라는 자만심에 빠져있다가 된통 홍역을 앓은 적이 있다. 사건의 내용은 대강 이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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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니리쿠가 모 케이블 방송사의 도발에 넘어가 개발이 거의 끝나가는 도핑제를 공개

• 은퇴한 운동선수를 통해 테스트. 도핑 후 운동선수의 성적이 훨씬 좋아짐

• 이 도핑제는 지금까지 사용 중인 모든 도핑 물질 검출 테스트로 확인되지 않으며 체내에 남지 않는다는 특징을 가짐.

• 일본과 세계 곳곳의 운동 협회에서 불만 제기. 개발 중지 요청. 

• 스니리쿠는 개발이 안 끝난 약을 테스트했다는 부분만을 사과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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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니리쿠는 시험을 완전히 통과하지 않은 약을 사용한 부분만을 사과하고 다수의 운동협회가 제안한 ‘해당 약물의 개발 중지 및 판매 불가 선언’ 등은 깡그리 무시했다. 그 이후에 생긴 마찰은 세간에 알려지지 않았지만 스니리쿠에게 이 이야기를 꺼냈을 때 짓는 표정을 보면 좋게 해결되지는 않았다는 걸 알 수 있다.

 

4.

여기까지 보면 누구나 짐작할 수 있듯이 스니리쿠는 좋아하는 것보다 싫어하는 것이 더 많다. 그녀가 가장 싫어하는 인간 군상에는 세 종류가 있는데 첫번째는 약을 제때 먹지 않고 거르는 사람, 두번째는 약을 권장하는 방법으로 먹지 않고 공복에 먹거나 음료와 먹는 등의 행위를 하는 사람, 세번째는 다른 사람이 처방받은 약을 증상이 같다는 이유로 같이 먹는 사람이다. 약과 관련된 경우를 제외하고, 건강을 망치는 행동을 하는 사람들 같은 경우는 특별히 싫어하지 않는다. 가끔 미래의 우수고객이라고 부를 뿐이다. 

 

5.

미래의 우수고객이라는 말은 농담이 아닌건지, 같은 초고교급 학생들이 약을 달라고 부탁하면 기꺼이 주는 경우가 많다. 진료는 의사에게 받아야한다지만 스니리쿠는 의학 지식도 보통 사람들에 비하면 상당한 편이다. 친해진다면 편의점에서 구입할 수 있는 상비약부터 스니리쿠만의 연구 성과를 담은 비밀의 약까지 받을 수 있을지도 모르는 일이다. 그녀는 도핑제 사건 이후 자기가 개발한 특효약들을 일부러 공개하지 않고 있어서, 그녀의 바구니(처럼 보이는 약상자) 안이 어떤 약으로 가득 차 있는지 그녀 본인을 제외하고 아는 이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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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추위를 잘 타는지 따뜻한 것을 좋아한다. 원체 인도어파지만 겨울에는 특히 바깥에 나가려고 하지 않으며 장난으로 눈뭉치라도 던져서 맞추는 날엔 겨울이 끝날 때까지 무시당할수도 있다. 따뜻한 차나 핫초코가 담긴 머그잔을 양손으로 쥔 채로 가만히 있는 모습을 보면 그 때가 스니리쿠 나름의 힐링 타임인가 싶다.